1995년 제프베조스가 온라인 서점 형태로 아마존을 런칭하며 온라인 커머스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기존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들이 보기에 너무나 미미한 존재였지만, 2000년대부터 온라인의 발전과 함께 수익을 내기 시작하며 빠르게 고도화 되었습니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며 스마트폰의 개념을 정립합니다. 아이폰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게 하며 우리의 일상을 금속하게 변화시켰습니다. 안드로이드의 출시와 더불어 스마트폰의 확산은 더 빨라졌습니다.
2010년 전자상거래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며 온라인 쇼핑 역사상 처음으로, 사이버 먼데이 기간 동안 미국의 온라인 매출은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22년 1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7조 711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2조 9227억 원으로 7.7% 증가 했습니다.
전월 대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3.3% 증가,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1% 증가,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은 73%를 차지하는 등 온라인 쇼핑은 이제 트렌드가 아닌 우리의 생활방식으로 자리 잡는 추세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고 공유하는 방식에서부터, 소비의사 결정의 접근 방식 또한 바꾸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쇼루밍(Showrooming)족의 등장입니다. 쇼루밍족은 제품 구경은 매장에서 하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상품가격을 검색할 수 있게 되었기에 사람들은 더 이상 오프라인에서 구매를 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확인 후 온라인 최저가 구매를 하는 형태로 소비패턴이 변화했습니다.
2010년도 초반 소셜커머스의 등장으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전통적인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의 취향이 상품화 되어 판매되기 시작했고, 오픈마켓의 도움으로 누구나 소비자이자 판매자가 될 수 있는 변화가 이뤄진거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릿해지기 시작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기적인 연결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리테일의 최대의 화두였던 O2O(Online to Offline)는 온•오프라인 시장의 연결성을 확보하여 소비자에게 유기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것에 포커스하기 시작했습니다.
작게는 모바일폰을 이용한 쿠폰 전단 전송, 제품정보 푸쉬, 가격 할인 등의 오프라인 마케팅도 필요했지만, 그 이상의 소비경험을 연결하기 위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소비자의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 소비로 연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싸움은 본격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CJ와 쿠팡의 햇반대첩(양사의 마진율 갈등으로 CJ가 햇반을 쿠팡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의 예시와 같이 지난 수년간 ‘슈퍼 갑’ 지위를 누려왔던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에 ‘을’인 제조사가 반기를 든 사건입니다.
업계에서는 갑을 간 대치 원인으로 힘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류입니다.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세 둔화와 유통 채널 다변화로 갑의 지위가 예년만 못하다는 방증이라고도 할 수 있고,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벌어질 싸움이 벌어졌다는 평도 있죠.
결국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리테일, 커머스를 기반으로 한 분쟁이 표면화 되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이 문제 또한 단순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아마존과 나이키, 명품브랜드와 아마존에 이르기까지 온•오프라인 유통 헤게모니의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런 시장상황 속에서 얼마 전 신세계 유니버스의 등장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커머스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던 기존 유통 플레이어들이 SSG.com이나 이마트 쇼핑몰 등의 개별승부가 아닌 온•오프라인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 커머스 서비스를 기반으로 경쟁을 시작한 것입니다.
신세계 그룹 내 리테일 서비스를 모두 통합하여 스타벅스부터 G마켓, 옥션, 이마트, SSG, 신세계백화점 등의 모든 서비스를 연간 회원으로 혜택을 주는 방식을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보유한 강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이제 사람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은 무의미해 질 듯합니다.
신세계 유니버스 케이스처럼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커머스의 싸움은 단순한 연결과 유도를 넘어 소비 경험의 진화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OMO(Online Merged Offline)는 이제 온•오프라인의 물리적인 연결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 소비 경험의 융합의 레벨로 서비스 경쟁이 진화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처럼 고객은 실시간으로 판매자를 통해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하고, 타인들의 사용담이나 체험 후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색상이 더 인기가 많을지,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을지 등 구매결정에 대한 조언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온•오프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시작한 부분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얼마 전 29CM이 오픈한 오프라인 매장 29성수나 마켓컬리의 오프컬리(OFF KULY)도 같은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는 구매경험과 브랜드 경험을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연결하고 확장하는 개념입니다.
결국 오프라인 공간은 전시장이나 공공 건물이 아닌 이상, 매장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리테일 채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다만 리테일 비지니스의 환경이 바뀌었고, 오프라인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온라인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나 가치가 바뀌어져 가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제는 온라인인가 오프라인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어떤 소비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리테일의 모든 일상이 바뀌어가는 시점이기에, 우리가 알고 있던 공간의 가치 역시 재정의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