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대학 심리학 교수 캐롤 드웩은 한 세미나에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는 사람은 손들어보세요.”


드웩의 말이 끝나자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의 꿈을 이룬 듯 흐뭇한 표정으로 손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래, 회계가 내 적성이었어!” 같은 걸 상상했을 겁니다.


드웩이 그들에게, “만약 그런 대상을 찾으면 동기가 끝없이 계속 부여될 거라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학생들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깨긴 싫지만,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드웩이 학생들에게 물어본 것은 미국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말입니다. “열정을 좇으라(Follow your passion)”는 말이 책에 등장하는 빈도는 1990년 이후 아홉 배 늘었습니다.


비슷한 조언으로는 “진정 사랑하는 일을 찾게 되면, 남은 인생 동안 당신은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같은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드웩은 이런 조언이 사람들을 오도한다고 말합니다.


예일-싱가폴 국립대 심리학 교수인 폴 오키프는 말합니다. “그게 어떤 문제를 만드느냐 하면, 만약 어떤 일이 일처럼 느껴질 때, 사람들은 그 일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는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연구주제를 찾아 계속 실험실을 바꾸는 한 학생의 예를 들었습니다. 그 학생은 실험실의 첫 느낌이 자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면 자기가 찾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죠.


이때문에 스탠포드 대학의 드웩과 그렉 왈튼은 이런 현실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열정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의 연구는, 태어날 때부터 그 사람의 관심사가 고정되어 있다는 “관심사 고정설”을 믿는 사람과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를 키울 수 있다는 “성장설”을 믿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를 살펴 보았습니다.


그들은 이런 마음가짐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알기 위해, ’전공이나 직업에 있어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조언을 여러 번 들은 경험이 있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우선 그들은 학생들을 수학과 과학에 관심을 가진 “이과(techy)”와 인문학과 예술에 관심을 가진 “문과(fuzzy)”로 나누었고, 각각에게 한 사람의 관심사는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습니다.


이후 자신의 관심사와 맞지 않는 내용의 글, 곧 문과에게는 알고리듬의 미래에 대한 글을, 이과에게는 데리다에 대한 글을 읽게 했습니다. 그 결과 관심사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 학생들일수록 자신이 읽은 글에 관심을 덜 나타냈습니다.


이후에 각 그룹 학생들에게 ‘관심사는 바뀌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 또는 ‘관심사는 계속 바뀐다’는 내용의 글을 읽히고 다시 한 번 그들의 적성에 맞지 않는 글을 읽게 했습니다. 이번에도 ‘관심사는 바뀌지 않는다’는 글을 읽었던 이들은 새로운 내용의 글에 덜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는 관심사가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흥미로운 수업이나 새로운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는 뜻, 곧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이 흥미를 발견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뜻입니다. 다음은 월튼의 말입니다.


“만약 자신이 열정을 느낄 분야가 이미 존재하며 이를 찾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는 수업을 듣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어떤 분야를 흥미롭게 생각하게 되고 여기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내용을 더 찾아보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그 분야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점점 더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관심사 고정설의 또 다른 문제는 이를 믿는 사람들은 너무 쉽게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너무 어렵게 느껴질 때 사람들은 그 일이 자신에게 맞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들의 실험 결과 중에는, 관심사가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열정을 느끼는 일을 찾기 더 어려워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맞는 일이라면 “동기가 무한하게” 부여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드웩은 “열정을 찾아라!”는 조언이 탄생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전에는 사람들이 ‘너의 천재성을 찾으라(Find your genious)’고 말했지요. 이 말은 정말로 뛰어난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다소 무시무시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열정을 찾아라’는 그보다는 훨씬 더 민주적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연구는 자신의 ‘진정한’ 관심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조차도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관심사의 발달을 연구해 온 스와스모어 대학의 K. 앤 레닝거는 “뇌과학 또한 관심사가 발전한다는 사실을 지지”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적절한 도움이 있다면, 누구나 거의 모든 주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이 실제로 아기를 가지게 되었을 때 육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암에 대해 전혀 모르던 사람도 부모님이 암에 걸리면 순식간에 암에 관한 전문가가 됩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는, 열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직장을 처음 고를 때 자신에게 잘 맞는 직장을 고른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은 연봉보다는 즐거움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열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 이들은 즐거움보다 다른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직업에 자신을 서서히 맞추어갔고, 결국 자신과 딱 맞지 않는 직업이더라도 만족을 느꼈습니다. 이는 직업에서 열정을 느끼는 방법이 다양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을까요?


월튼의 말입니다. “사실 지금 하는 일이 당장은 재미가 없더라도 어쩌면 곧 열정이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외에 뚜렷한 방법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열정을 찾으세요.’라는 말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막 발견했을 뿐입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열정을 찾으라’는 말이 나쁜 조언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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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찾으라’는 말이 나쁜 조언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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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7일 오전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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