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수행 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갈등(葛藤)은 서로 얽히고 꼬인 갈나무와 등나무처럼 생각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서 발생합니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생각이나 목표가 다른 개인이나 집단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사용성을 중시하는 디자이너와 기술 구현 용이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엔지니어와의 갈등, 출시일을 맞추어야 하는 상품관리자와 출시보다 품질이 중요한 QA와의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잘 관리되는 적정 수준의 갈등은 개선이나 혁신을 촉진하지만 관리되지 않는 갈등이 심해지면 파벌싸움으로 이어져 프로젝트 수행이 어려워집니다. 특히 조직문화가 다른 고객사와 수행사의 프로젝트 팀이 수행하는 SI 프로젝트에서 고객과 프로젝트 팀의 갈등이 깊어지면 프로젝트는 궤도를 벗어나게 됩니다.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팁을 알려드립니다.


- 상대방의 신념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업무수행 방법에 대해 옳다고 믿는 신념이 있습니다. 상급자에게는 자기의 신념을 관철하려고 하지 않지만 비슷한 위치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기의 신념을 굽히지 않습니다. 표현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수록 상대방의 신념은 굳어집니다. 그 결과 시간은 낭비하고 상대방과의 관계도 악화됩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고 상대방이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와 갈등을 줄이려면 논쟁은 그만두고 상대방을 작은 일부터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상대가 가지는 거부감은 투입한 시간에 반비례합니다. 《설득의 심리학》(2013)의 저자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일단 행동을 취하면 그 경험이 아주 부담스럽지 않은한 

계속 후속행동을 취하려 한다.

 

-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에게는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게 합니다. 


영향력 있는 이해관계자가 문제점에 대한 잘못된 해결방안을 피상적으로 제시할 때 그것을 이해시키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와 같이 면박을 주면 안 됩니다. 반대로 그 사람에게 발언권을 넘겨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상세하게 설명하게 하면 본인이 막히는 곳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르치거나 설득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상대방에게 지금 또는 미래에 이점이 되는 것이 있다면 설득이 용이합니다. 


특정 사안이 상대방의 시간을 줄여주거나 평판을 높여줄 수 있다면 그것을 강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특정 사안이 상대방의 시간을 잡아먹거나 평판을 낮춘다면 설득이 힘듭니다. 그럴 경우에는 상급자에게 에스컬레이션해야 합니다. 


- 업무규칙은 프로젝트 초기에 명확히 정의합니다. 


업무규칙(ground rule) 정의가 미흡하여 발생하는 갈등은 없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초기에 팀 워크숍을 통해 주간회의, 이슈 보고, 도구 적용, 휴가, 출퇴근, 파일관리, 명명규칙 등 기본규정으로 정의할 항목을 도출하고 상세 내용을 정의해야 합니다. 업무규칙이 미흡하여 발생하는 갈등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개인 간 감정대립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 갈등 발생 시 상위목표에 집중합니다. 


개인 간 또는 집단 간에 갈등이 발생할 때 상위 목표에 집중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은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고 프로젝트의 성공을 촉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상품개발 프로젝트에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 관리자가 조정하기 힘든 갈등은 상위 관리자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조정하기 힘든 갈등은 상급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일찍 상급자의 도움을 요청하면 프로젝트 관리자의 이미지가 나빠질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팀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고, 너무 늦게 요청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상급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는 갈등의 상황, 관련된 이해관계자, 지금까지의 해결 시도와 그 결과, 예상되는 영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상급자가 의사결정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잘못했을 때 사과를 제대로 잘해야 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하거나 잘못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작은 실수가 크게 확대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큰 잘못이 잘 수습되기도 합니다. 잘못을 수습하려면 상대방이 사과의 진정성을 느껴야 합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합니다. 


  • 사과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문제를 인지했을 때 즉시 사과하면 사과를 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가 편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과할 사람은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지고, 사과를 받을 사람은 생각할수록 불편한 감정이 커집니다. 


  • 주저하지 않아야 합니다. 

잘못했다는 말을 하기 힘들어서,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서, 주저하다 보면 사과의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 잘못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인정합니다. 

상대방 관점에서 불편했을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의에 늦은 경우 “늦어서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제가 늦어서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네요”라고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사족 없이 깔끔하게 사과합니다. 

‘~ 때문에, ‘본의 아니게’, ‘혹시 불쾌하셨다면’과 같은 사족은 핑계처럼 보여서 사과의 진정성을 훼손시킵니다. 


  • 개인 또는 집단내에서 사과합니다. 

가능한 한 개인적으로, 또는 작은 그룹 내에서 사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규모 공식회의에서 사과하는 것보다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진정성 있게 받아 들여질 수 있습니다. 공식회의에서 사과는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건조하고 간결하게 사과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할 때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조직내부 이해관계자 또는 고객사에서 프로젝트 업무범위 외 부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탁은 개인적인 부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도 어렵게 부탁했는데 거절당하면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요령 있는 거절이 필요합니다.


  • 부탁을 받았을 때 즉답하지 마세요. 

부탁을 받았을 때 즉석에서 수락 또는 거절하지 말고 ‘내용 검토 후 답변 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야 후회하거나 번복할 수락의 가능성이 줄어들고 거절을 해도 상대방이 덜 무안합니다. 


  •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요청한 내용 중 일부는 수락하고 일부는 거절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사람이 거절당했다고 느끼지 않게 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팀에서 거절한 것은 업무이지 상대방을 거절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거절당했다고 느끼지 않게 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하고 요청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점을 명확히 표현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팀의 고객의 부탁들 들어주기 위해 노력한 일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설득에 도움이 됩니다.


거절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감정적 반응에 대비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실망하거나 화를 내는 것을 미리 상상하고 준비해야 실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프로페셔널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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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삼성 SDS에서 30년동안 경험하고 체득한 교훈을 정리한 <슬기로운 PM 생활>을 25년 1월 출간한 소식을 공유합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148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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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일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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